인공지능이 만든 ‘시원함’…디지털 경락 로봇 등장
인공지능이 만든 ‘시원함’… K직장인도 감탄한 디지털 마사지 로봇의 정체
AI와 로봇 기술, 일상 깊숙이 스며들다
중국이 AI(인공지능)와 로봇 기술을 일상생활 속으로 빠르게 통합하고 있다. 이제 단순한 기술의 실험적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과 생활 속에서 이 기술들이 활발하게 응용되는 시대가 왔다. 이러한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준 행사가 바로 베이징 차오양구 국가회의센터에서 열린 2025 베이징국제과학기술산업박람회다. 이 박람회는 기술 중심의 전시회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생활 속 기술 박람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원함에 감탄… 디지털 경락 로봇 등장
“로봇이 해주는 경락이라 별 기대 안 했는데 정말 시원하네요.”
박람회장을 찾은 한국인 직장인 곽모씨는 디지털 중의학 경락 조절 로봇을 체험한 후 이런 감탄을 내놓았다. 이 로봇은 딥러닝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몸 전체 경락 경로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지압 계획을 수립한다. 이중 로봇 팔 끝에는 조절 가능한 진동 헤드가 장착되어 있어 자극의 깊이, 강도, 위치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사람 손보다 더 정교한 마사지 효과를 제공한다.
중의학이라는 전통적 요소에 AI를 결합해 첨단 기술로 재해석한 이 제품은, 특히 중년 직장인과 건강에 관심 많은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마치 전문 마사지사의 손길처럼 섬세하고 시원하다는 체험 후기가 박람회 현장에서 줄을 잇게 만들었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국가회의센터에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베이징국제과학기술산업박람회. 박람회 현장에서 디지털 중의학 경락 조절 로봇이 시연하고 있다. 출처: 한경
기술 박람회의 경계를 넘어선 산업 융합의 장
1998년에 시작된 베이징국제과학기술산업박람회는 단순한 기술 과시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이 산업과 어떻게 융합되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보기술, 스마트 제조, 의료, 식품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실제 응용 사례들이 대거 전시되었고, 이를 통해 기술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한 박람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기술이 산업과 어떻게 접목되어 일상에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현장 중심의 기술 박람회로서 정체성을 강조했다.
로봇 수술부터 아이스크림 제공까지… 일상 속 로봇의 확산
박람회에서는 의료 분야에서도 AI와 로봇 기술이 눈에 띄게 활용되고 있었다. 정형외과 AI 기술을 개발하는 베이징창무구는 직접 수술 로봇을 시연하며 로봇 기반 정밀 수술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 수술 로봇은 수술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의 회복 속도를 단축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의 이목을 끈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스크림을 정성스레 퍼서 제공하는 아이스크림 로봇, 감미로운 선율을 연주하는 피아노 로봇 등은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현장에는 자녀의 장래 진로 탐색을 위해 방문한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다수 눈에 띄었으며, 이는 박람회가 더 이상 전문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님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미래 산업의 주역, 휴머노이드와 특수 목적 로봇들
산업용 로봇 분야도 크게 주목받았다. 특히 수직 벽을 타고 오르며 정밀 검사와 수리를 수행할 수 있는 **‘스파이더(거미) 로봇’**은 복잡하고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인력 대체가 가능한 솔루션으로 주목받았다. 이런 로봇은 제조업, 건설업, 전력 설비 관리 등에서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현장 전문가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또한 세계 최초로 개최된 휴머노이드 로봇 마라톤 대회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로봇 기술이 이제는 단순한 조작을 넘어,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판단과 움직임을 구현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국가회의센터에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베이징국제과학기술산업박람회. 박람회 현장에서 '피아노 로봇'이 참석자들 앞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출처: 한경
마무리: AI 기술의 본격적인 실생활 적용 시대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AI와 로봇이 우리의 일상 속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해주는 자리였다. 경락 로봇처럼 의료와 웰빙을 책임지는 기술부터, 어린이 교육용 로봇, 산업 현장의 특수 작업 로봇까지 그 적용 범위는 상상 이상으로 넓었다.
중국은 이미 생성형 AI 챗봇 ‘딥시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등으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었지만, 이번 박람회를 통해 ‘기술의 일상화’라는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전 세계가 마주할 일상일 수 있다.
기술의 진보는 이제 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직접 체험하고 누릴 수 있는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진행 중이다.